[358호 그들이 사는 세상] 유튜브 채널 ‘제이픽’ 운영하는 정재경 독자
“jay.walking.again님이 회원님의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복음과상황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가장 먼저 ‘하트’를 눌러 알림창에 표시되는 이름이 있다. 바로 정재경 독자다. 그는 책과 기독교 콘텐츠를 좋아하는 ‘덕후’로, 지난 4월부터 기독교 콘텐츠와 책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제이픽)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화면 너머로 보이는 그의 열정과 젊은 독자의 피드백을 직접 보고 듣고자 그에게 DM(Direct Messege)을 보냈다. 만남은 본지 사무실 근처 카페에서 이루어졌다.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유튜브 채널 ‘제이픽’을 운영하는 정재경 전도사입니다. 현재는 교회에서 초등부 전도사로 일하고 있고요. 책과 기독교를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제이픽’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침례교, 오순절/초교파, 합신, 합동 등 여러 교단의 교회에 몸담았었고요. 지금은 장로교 합동 측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합동 측의 교회에서 사역하고 있습니다. 〈복음과상황〉은 2013년부터 지금까지 구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만나 뵙고 인터뷰하게 되다니 정말 감동입니다. ‘성공한 덕후’ 같아요.(웃음)
유튜브 영상을 봤는데, 책에 관한 관심과 애정이 느껴졌어요. 유튜브 활동을 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실 유튜브는 ‘언젠가 해봐야지’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코로나 시기를 겪으면서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처음엔 기독교 신앙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그건 이미 많은 분이 하고 계시더라고요. 유튜브 채널 ‘일요책방’의 조언을 받으면서, 지속가능한 콘텐츠가 무엇일지 고민하다가 책과 기독교를 연결하게 되었습니다. 책이라는 게 소위 ‘대박’이 나는 소재는 아니지만, 그걸로 건전하고 알찬 콘텐츠를 만들 수는 있겠더라고요. 아직 3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해보려고요. 기독교 문화가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도 좋고, 나름의 매력을 가진 하나의 장이 되는 일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거든요.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함께 모여 작당을 모의하고 싶습니다.
기독교 문화가 가진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교회나 선교단체를 통해서 공동체와 예배를 경험했습니다. 신앙과 문화가 결합된 분위기가 참 좋았는데요. 그중에 가장 좋았던 것은 편하게 모여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열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동체였어요.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고요. 교회가 다양한 삶의 범주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편하게 얘기하고 만날 수 있는 장이 되기를 바라죠. 교회는 사회적 계급, 경제력으로 구분되지 않는 신앙이라는 공통점이 있잖아요. 물론 그렇게 되려면 정답과 대안을 주려는 시도보다 그냥 대화를 할 수 있는 태도가 모두에게 필요할 것 같아요.
기독교 출판계와 콘텐츠에도 관심이 많다고 하셨는데요. 지금 기독교 출판계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책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가 교회에 큰 영향을 주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리라 생각합니다. 책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제게 책은 생각보다 큰 영향을 주었거든요. 2007년쯤 알게 된 개혁주의 책을 시작으로 기존에 다니던 교단을 떠났고, 그 후에 접한 책, 독서 모임, 세미나를 통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20대 초반을 생각하면 근본주의적인 성향이었는데 책을 통해 지금은 그때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요즘에는 청년 중에 기독교 출판,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아서 아쉬운 면도 있어요. 주변에 교회는 다니지만 기독교 책과 콘텐츠는 문외한인 사람도 많고요. 그게 너무 궁금해서 왜 그렇게 무관심한지 물어본 적이 있는데 젊은 스피커, 젊은 저자가 너무 적다는 답변을 듣기도 했습니다. 기독교 콘텐츠가 가진 영향력을 유지하며 청년들에게도 마이크를 주는 여러 시도를 하면 좋겠습니다.
복상 애독자이신데, 어떻게 구독하시게 되었나요?
2013년에 ‘교회 2.0 수련회’에 갔다가 김병년 목사님께서 ‘웬만한 신학책 몇 권을 보는 것 같은 효과가 있다’고 하셔서 바로 구독 신청을 했죠. 복상을 처음 봤을 때는 반가움이 앞섰어요. 전까지는 기독교에 한쪽의 의견만 있는 줄 알았는데, 여러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죠. 특별히 환경이나 대안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들은 복상을 통해 접할 수 있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복상을 추천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죠. 교계에도 이런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담아내는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정하는 독자 입장에서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애독자로서 말씀드리자면, 젊은 층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복상의 여러 지면에서 권위와 신뢰를 두루 가진 학자나 전문직 종사자의 이야기가 실리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독자들에게 큰 유익과 도움이 되지만, 젊은 독자들이 찾아볼 지면이 적은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복상을 통해 청년들이 연결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이 열리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복상 청년 모임이 일회성이라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는 어떤 계획이 있나요?
우선 생존을 제1의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세상은 너무 크고 위험천만하니까요. 우선 이곳에서 살아남고, 기독교 콘텐츠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습니다. 가깝게는 출판 일, 아니면 그 외 문화 콘텐츠와 관련된 일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청년 위주로 이루어진 기독교 팟캐스트를 만들어 독서 모임이나 네트워크 모임을 연결해보고 싶다는 작은 꿈도 있어요.
앞으로도 자주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같은 마음이에요. 이번 인터뷰 덕분에 8년째 애정하던 복음과상황 사무실도 방문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라고요. 유튜브에 제이픽 구독,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웃음)
진행 정민호 기자 pushingho@gosco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