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3호 커버스토리] 영화 〈마지막 4중주〉(2012)를 중심으로

늙음나이 듦은 같지 않다
작년 12월 마지막 날, 건강검진을 했다. 문진표를 작성하는 내내 오만상을 다 찌푸렸던 것 같다. 특별히 몸이 아파서가 아니라 급하게 신체검사서를 요청한 곳이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같으면 이렇게 연말 사람들로 북적이는 검진센터에 절대 내 의지로 들어올 리 없지만, 프리랜서로 살다보니 매년 자비로 나의 건강함을 증명해야 하는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검사서는 나에게 항상 이 정도면 일 할 만해, 죽지 않을 만큼은 일할 수 있겠어라며 비꼬는 느낌을 준다고 할까. 그리 유쾌한 기분은 아니다. 물론 기본검진을 매년 한다는 것은 건강을 위해 중요한 일이겠지만, 매년 그러하듯 이 검사서는 스트레스로 인해 몇 달째 떨어지지 않는 편두통이나, 반나절 이상 모니터를 바라보느라 굽어버린 내 허리, 거북목에 대해서는 멀뚱멀뚱 모르는 체할 테고, 아무렇지 않게 날 노동시장에 밀어놓고 증명할 것이다. ‘나름 쓸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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