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3호 범기자의 편집 노우트] 《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어크로스, 2020)을 읽고
《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의 저자 마르타 자라스카는 〈워싱턴 포스트〉 〈디스커버〉 등에 기고하는 저명한 과학 저널리스트다. 그의 다른 저서는 〈네이처〉에서 ‘최고의 과학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가 수명 관련 누적 데이터와 최신 연구를 기반으로 정의내리는 건강한 삶을 위한 주요 습관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옥시토신이나 세로토닌 같은 사회성 호르몬을 늘려 건강을 개선하려면 다른 사람들과 신체 접촉을 많이 하라. 자주 파트너에게 입을 맞추고, 아이의 손을 잡으며, 친구들을 껴안아라. 서로의 등을 안마하라. 상대의 눈을 마주보는 일을 잊지 마라. 그러면 두 사람 모두의 옥시토신 수치를 높일 수 있다. 게다가 ‘상대’가 개라도 효과가 있다.” (123쪽)
둘째. “애정 관계에 우선순위를 두고 전념하라. 좋은 반려자가 되는 방법에 관한 책과 기사를 읽어라. ‘《요한 묵시록》의 네 기사’인 경멸, 비난, 방어적 태도, 의사방해를 피하라. … 스마트폰을 밀쳐두고 소셜 미디어를 줄여라.” (223쪽)
셋째. “안보다 바깥에 집중하라. 즉,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필요에 대해 더 자주 생각하려고 노력하라. 마을주민회에 참여하라. 5가구 원칙을 따라라. 건넛집 3가구와 오른쪽, 왼쪽 2가구의 이웃들과 친하게 지내라.” (372쪽)
발음하기도 어려운 과학 용어, 각종 통계 분석을 힘겹게 따라가며 읽었는데, 그 결론이 매번 ‘이웃과 친하게 지내라’는 쪽으로 수렴되니 허무한 감이 없지 않다. 저자는 쉬운 길을 두고 돌아가지 말라는 교훈을 독자들에게 주는 듯하다.
수년 동안 나는 많은 식이요법과 운동에 집착하는 잘못을 저질렀지만 변화하려 노력하고 있다. … 일주일에 네 차례 수 킬로미터를 달리는 대신, 남편과 함께 앉아 카드게임을 꺼낸다. 나의 결혼 생활에 더 많은 시간을 쏟는다. … 채소와 과일을 아무리 먹어도 내가 이렇게 기분이 좋아진 적이 없었다. 우리의 사회적 삶을 개선하고 마음을 돌보는 일이 적어도 식단과 운동만큼이나 건강과 장수에 중요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때다. (376쪽)
이범진 기자 poemgene@gosco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