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4호 오수경의 편애하는 리뷰]
명절이 지나면 친구들과 모여 서로를 위로하곤 한다. ‘고통 올림픽’이라도 하듯 서로가 겪은 일과 느낀 바를 토로하기 바빠 늘 시간이 부족했다. “명절에 행복한 사람은 도대체 누구야?”라는 친구의 한탄이나 “우리의 결혼 생활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힘겹다”는 〈며느라기〉 속 민사린의 독백처럼, 기혼이든 비혼이든 명절은 저마다의 이유로 힘겨웠다. 어디 ‘명절’뿐일까? 태어나는 순간부터 ‘개인’으로 살 수 없는 한국 사회에서 누군가의 자식들은 필연적으로 가부장 사회가 부여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