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6호 에디터가 고른 책]

오충현 외 7명 지음 / 기독교환경운동연대·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엮음 / 대장간 펴냄 / 10,000원<br>
오충현 외 7명 지음 / 기독교환경운동연대·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엮음 / 대장간 펴냄 / 10,000원

마감 기간, “(현재 추세라면) 복숭아는 82.2%에서 29.6%로” 재배 가능 지역이 줄어든다는 내용(본지 180쪽)을 읽고 마음이 심란했다. 종종 밥 대신 과일로 끼니를 해결할 정도로 과일을 즐겨 먹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소개할 책을 고르다 ‘생물다양성’이라는 제목에 꽂혀 이 책을 집어 들었다. 7명의 필자가 쓴 글을 엮은 이 책은 깊이보다는 다각도의 관점을 택했다. 특히 2부에서는 생태 영성, 생태선교적 교회, 기독교교육 등 꼭지마다 다른 시선으로 위협받는 생물다양성에 대한 신학적 논의를 펼친다.

책을 읽던 중 ‘생태 영성’이라는 단어에 눈이 멈췄다. 경제성장을 통해 기후위기 문제도 풀 수 있다고 보는 자본주의적 관점에 대해 “기독교적 생태영성은 지속불가능성을 말함으로써만 지속가능성을 비로소 말할 수 있는 영성이다. 십자가 없이 부활은 없다. … 멈춤은 지속을 위한 가장 근원적인 진리 사건”(56-57쪽)이라 반박한다. 최근 기후위기 운동 담론에서 비판받는 ‘지속가능한 개발’의 모순에 일침을 놓는 대목이다. 또, ‘당신이 먹는 콩은 불임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은 다국적 종묘사업으로 사라져 가는 토종 씨앗과 위협받는 먹거리 안보에 주목한다. 평소 우리가 먹는 음식, 우리가 걷는 길의 풍경들이 “다음 세대를 낳을 수 없는 불임 식물이며, 매번 저작료를 주고 구매해 온” 인공적 생명이라는 지적이다.

코로나 이후, 기후위기를 다루는 서적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기독 출판물은 많지는 않은 편이다. 그래도 이 책을 기획한 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 한국교회환경연구소 등 교계에도 관련 단체들이 기획하는 서적이 꾸준히 나오는 것이 반갑다. 기독교 관점에서 기후위기를 짚어보는 책을 읽으면서 하나님이 ‘맡기신’ 피조세계를 향한 미안함을 다시 다잡을 수 있었다.

기후위기를 ‘알고는 있지만’, 대응에 자주 실패하는 내게도 관련 콘텐츠를 읽고 이슈를 나누는 일은 ‘주기적으로’ 필요한 일인 것 같다. 냉소하거나 지치지 않으면서 함께 갈 수 있으면 좋겠다.

김다혜 기자 daaekim@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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