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9호 잠깐 독서]
부활 신앙의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
구약 본문과 제2성전기 문헌을 통해 부활 신앙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들여다보면서 부활의 본질을 탐구하는 책. 저자는 구약을 경시하는 분위기와 신약 내용에만 기초해서 구약을 풀이하는 메시지가 만연한 오늘날 교회 현실을 지적하면서, 부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찾기 힘든 구약에서 부활 신앙의 바탕이 되는 복음의 정수를 끌어온다. 구약 이해가 부활 신앙을 더욱 명확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2014년 SFC출판부에서 출간한 책을 개정한 것이다.
부활은 하나님의 성품과 말씀, 약속으로부터 논리적이고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결론이다. 그러므로 부활의 핵심은 부활한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확신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앞 장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제2성전기를 살아가던 이들이 깨닫고 확신했던 부활 신앙의 요체이다. 아브라함도, 이삭도, 야곱도, 그리고 수많은 구약의 인물들도 하나님을 굳게 신뢰하고 그 약속을 붙잡고 살아간 사람들이다. 야훼를 향한 확고한 신뢰를 드러낸 이들 모두 본질적인 의미에서 부활 신앙을 소유했다고 할 수 있다. (152쪽)
악과 고통의 문제에 대한 탐구
동방정교회 신학자이자 철학자, 문화비평가로서 왕성한 저술 활동을 펼치는 저자는 이 책에서 성서와 전통에 기반한 그리스도교 신앙을 통해 악과 고통의 문제를 다룬다. 각종 비극적 사건이 가득한 이 세상에서 재난과 참사를 설명하는 일은 쉽지 않다. 200쪽이 안 되는 분량이지만, 저자는 성급하게 그리스도교를 비웃는 세속주의적 무신론과 이를 조급하게 방어해내고자 하는 일부 그리스도인들의 주장을 검토하고, 사상가와 신학자, 지식인 등의 글들을 넘나들면서 호소력 있게 논의를 이어간다.
이 책은 ‘전문’ 신학 서적이나 ‘철학적 신학’ 서적이 아니다. 위로 같은 것을 주는 책은 더더욱 아니다. 이 책의 목적은 기본적으로 내가 이해하는 하느님의 선하심(과 이에 관한 성서의 주장), 구원의 형태, 악의 본성, 타락한 세계의 상태를 나의 능력이 닿는 곳까지 설명하는 데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이 책의 목적은 누군가가 그리스도교 신앙을 받아들이게 하는 데 있지 않다. 다만 나는 이 책을 통해 그리스도교를 비방하는 이들과 수호하는 이들이 제시한 많은 주장이 모두 복음의 가장 중요한 측면을 제시하는 데 실패했음을 보여주려 했고 어디서 그러한 실패가 발생하는지를 드러내려 했다. (130-131쪽)
‘대안적 예배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들
‘예배 큐레이션’에 대한 책. 영국 교회선교회 선교 교육 디렉터이자 파이어니어 훈련 담당자로, ‘교회의 새로운 표현’(Fresh Expressions of Church) 운동을 이끄는 리더 중 한 명인 조니 베이커가, ‘대안적 예배’를 고민하고 ‘대안적 예배 공동체’를 지향하면서 활동해온 이들과 만나서 나눈 이야기들을 묶었다. 예배 형태와 내용을 놓고 갖가지 실험과 논의가 벌어지는 오늘날, 새롭게 예배를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모든 사례는 공통적으로 자유로운 환경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 많은 교회에서는 음악적 재능이나 말을 잘하는 능력 정도만이 예배를 위해 사용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생각은 완전히 깨져야 합니다. 예배를 만드는 일에는 시인, 사진작가, 사상가, 괴짜, 신학자, 전례학자, 디자이너, 작가, 요리사, 정치인, 운동선수, 영화감독, 이야기꾼, 부모, 사회 활동가, 어린이와 청소년, 블로거, 미디어 크리에이터, 공예가, 이들 외에도 기꺼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수가 참여하는 예배 큐레이팅에 함께 하는 것은 정말 흥분되는 일입니다. (27쪽)
2020년 한국 개신교인 인식조사 연구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지난해 7월 수행한 ‘2020년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를 바탕으로 한국교회를 진단한 연구서. 19세 이상 69세 이하의 전국 개신교인 천 명이 응답했으며, 설문 구성은 정치, 경제, 생태/환경, 한반도와 국제관계, 젠더 및 사회 취약계층, 교회/신앙관이었다. 코로나 상황에서 드러난 개신교 신앙 지형, 개신교인의 시민성, 가난과 교회 및 제도화된 신앙의 한계, 젠더 불평등과 혐오, 생태적 교회, 전통적 안보와 새로운 안보로 나눠서 분석한다. (구입 문의: 기획 단체 또는 출판사)
경제 성장과 지구온난화 방지 중 우선되어야 할 것을 선택해야 한다면 무얼 선택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한국 개신교인의 88.9%가 지구 온난화 방지를, 나머지 11.1%가 경제 성장을 선택했다. 지구온난화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응답한 개신교인 중 63.7%는 지구온난화를 막아야 지구와 인류의 파멸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절박한 이유를 달았다. 게다가 이렇게 대답한 비율은 20대(64.9%)에서 평균을 웃돌았고, 학생만을 따지면 71.4%로 상당히 더 높게 나타났다. 파리기후협약이 제시한 결정적인 시간 10년을 지나 그 결과가 가시화하는 2020년 이후 인간 사회를 이끌어 가야 할 세대의 생각이다. 지금의 기성세대가 책임 있게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168-170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