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6호 전화벨 소리]

날짜: 20220208
전화한 사람: 정민호 기자
이런 구독 방식은 처음이었다. 매월 초마다 전화로 몇 권을 주문하고 보내달라는 요청이 반복됐다. 권수는 그때그때 달랐다. 가끔은 언제까지 꼭 받아야 한다며 우편이 아닌 택배를 요청하기도 했다. ‘용건만 간단히’ 말하고, 입금도 빠르게 하시는 이분의 전화는 왠지 긴장됐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잡지부터 발송해야 할 것 같은 느낌….
몇 달 만에 용기를 내어(?) 어떤 일인지 물어보았다. 그는 어느 교회 소년부(초등 5-6학년) 담당 교역자인데, 부서를 섬기는 교사 중 생일을 맞는 사람이 있으면 〈복음과상황〉을 선물한다고 했다. 그제야 궁금증이 모두 해소되었다. 매월 다른 권수로 주문했던 이유와 토요일까지는 받을 수 있어야 한다던 이유도 짐작할 수 있었다.
매월 같은 부서 선생님들의 생일을 잊지 않고 준비하는 마음에 감동하면서, 그 선물이 ‘복상’이라는 것이 뿌듯했다. “교회에서 생일 선물로 복상을 준비하기로 한 건 저였어요. 처음엔 생일 선물로 커피 쿠폰을 보냈는데, 그것보다는 선생님들에게 복상을 읽는 경험을 선물해주고 싶더라고요. 우리 선생님들이 진보적인 글을 읽어보면 어떨까 해서요.”
그랬던 독자님의 전화가 올해 들어 한 번도 오지 않았다. ‘1월에 생일자가 없나 보다’ 생각하다가, 2월이 되어도 전화가 오지 않는 게 이상하게 느껴졌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전화를 걸었다. “매달 생일인 교사분들에게 선물 보내주셨었는데, 1-2월에 요청이 없으셔서 무슨 일이 있나 해서 전화드렸어요.” 전화를 받은 그는 올해 담당 부서가 바뀌었다고 답했다. 그래서 이제 생일 축하 선물은 전달하지 않게 되었다고 했다. 새로운 부서에서 귀한 사역을 잘이어가시길 바라며, 아쉬움과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