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9호 에디터가 고른 책]
언니네 교회도 그래요?
“언니네 교회도 그래요?” 책의 제목만 보고도 무엇을 말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내 감각이 남달라서가 아니다. 이 시대 ‘언니네 교회’ 즉 불특정 다수의 교회에 성차별과 여성혐오, 가부장적 관습이 만연하고, 교회 다니는 여성이라면 공감할 만한 ‘교회의 문제 사례’가 이미 수도 없이 많기 때문이다. 이 책은 교회에 존재하는 여성혐오와 성차별을 포착하고 변화를 끌어내는 이야기다.
교회 내 성차별과 불평등을 문제시하고 비판하는 서적은 이미 여럿 있지만, 이 책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1년에 걸쳐 인터뷰한 교회 여성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성혐오와 차별의 개념을 설명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그것이 만연한 교회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펼쳐 보이는 데 주력한다.
책에서 언급되는 사례나 실화는 너무나 익숙하게 느껴지는 동시에 충격적이었다. 교회 내 여성들의 시선으로 관점을 달리하니 교회 안엔 이상하게 보이는 장면들, 구조적인 여성혐오 요소들이 많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주체적인 관점으로 교회를 다시 보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교회 내 페미니즘 책 모임, 여성혐오-프리(free) 예배 등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페미니즘과 신앙은 대립하고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믿는 페미니스트’가 가능하고, 그것이 믿음의 영역임을 인정하고 지지하게 된다.
“기존의 남성 중심적인 교리와 메시지 안에서 여성이 자신의 존재를 그리스도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존재로 긍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여성들이 스스로를 혐오하지 않고 신앙인으로 남기 위해서 자신의 신앙 안에 페미니즘을 받아들이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고 불가피한 현상이 아닐까.”(226쪽)
이 책은 왜곡된 시선과 뒤틀린 문화로 뒤덮인 교회의 관습을 깨고 나와 교회를 바꾸어가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줄 것 같다.
“우리 사회 변화의 흐름은 많은 여성의 의식을 깨웠고, 여기에는 교회 공동체에 속한 여성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오늘도 많은 이들이 지극히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교회의 여성관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서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언젠가 이들이 교회 내에서 하나의 ‘특이점’으로 불리게 될 날이 올 것이다. 더불어 이들의 용기 있는 문제 제기는 반드시 교회 문화를 새롭게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75쪽)
정민호 기자 pushingho@gosco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