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4호 에디터가 고른 책]
모든 사람에게 교회가 꼭 필요할까? 코로나 시기를 보내며 개인적으로 진지하게 고민했던 주제라서 이 책을 골랐다. 내가 주목한 건 교회에 ‘가야 한다/가지 않아도 된다’가 아니라 ‘왜’ 교회에 가야 하는지였다.
책 초반부에는 주일 아침 ‘공원을 갈까, 교회에 갈까’ 고민하는 저자의 모습이 나온다.
“만일 내가 목사가 아니라면 발걸음을 여기서 멈출까? … 교회는 노력이 필요하다. 때로는 힘들다. 그리고 정상과 거리가 멀다. 그런데 굳이 갈 필요가 있을까?”(11-12쪽)
저자는 이어지는 내용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시도한다. 책 전체에 걸쳐 우리가 교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한다.
먼저 성경이 묘사하는 ‘교회’(에클레시아)의 모습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교회는 건물이나 교단이 아니라고 하는 등 오해하지 말아야 할 지점을 언급한다. 교회에 대한 저자의 정의를 따라가다 보면, 너무나 익숙하게 경험하던 ‘교회’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오늘날 하나님의 백성은 구약성경에 나오듯이 “[내가 사로잡혀 가게 한] 그 성읍이 평안을 누리도록 노력하고, 그 성읍이 번영하도록 나 주에게 기도해야” 마땅하다(예레미야 29:7).
바울은 “기회가 있는 동안에 모든 사람에게 선한 일을 합시다. 특히 믿음의 식구들에게는 더욱 그렇게 합시다”(갈라디아서 6:10)라고 권면한다. … 자선은 집에서 시작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교회는 교인들이 서로를 대하는 방식으로,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으로 복음을 선포하고 또 나타내야 한다.”(64-65쪽)
코로나19를 염두에 두고 쓰인 책은 아니지만, 예수와 교회(하나님의 백성)의 관계, 교회와 한 성도의 관계 등을 조명하면서 상황과 상관없이 우리가 붙잡아야 할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당신은 교회의 일부가 됨으로써 영원히 중요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당신의 교회는 당신에게 꼭 필요하고, 당신도 당신의 교회에 꼭 필요하다.”(50쪽)
부록으로 코로나 상황을 염두에 둔 유태화 백석대 교수의 글이 실렸다. 교회 현장의 언어로, 코로나19 이후 더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형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길을 모색하는 논의가 담겨 있다.
정민호 기자 pushingho@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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