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9호 잠깐 독서]
다른 삶의 방식으로 영향끼친
초기 그리스도인들 이야기
회복력 있는 신앙
베스트셀러 《하나님의 뜻》 저자 제럴드 싯처는 영성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역사학자가 본업이다. 이 책은 ‘고립’의 길로 간 유대교나 ‘순응’으로 간 로마 종교와 달리 ‘제3의 길’을 걸은 초기 기독교가 어떻게 로마 제국을 넘어 세상을 변화시킨 종교가 되었는지 보여주는 초대 교회 이야기다. 온 세계가 고통받는 팬데믹 시기에 이웃 섬김은 안중에도 없는 한국교회 일부 리더들이 필독해야 할 책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기독교’ 의상을 입거나, ‘기독교’ 상점에서 물건을 사거나, ‘기독교’ 언어를 사용하거나, ‘기독교’ 예배 장소를 짓지 않았다. … 그런데도 기독교는 영향력을 미쳤다. 그리스도인들은 교회 건물을 세우지 않고, 베드로의 표현대로 자신들이 ‘산 돌’(벧전 2:5)이 되려 했다. 이방 신전을 찾아 향을 피우지 않고, ‘그리스도의 향기’(고후 2:15)를 내뿜기를 소망했다. 로마인들과 달리 (최소한 이 초기만큼은) 하나님 형상을 그리지 않고, 삶의 방식으로 하나님 형상을 드러내려 애썼다(벧전 2:21). (179쪽)
과학자가 파헤친, 지구 위기와
라이프스타일의 연결고리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화제의 책 《랩 걸》을 통해 과학자이자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삶을 탁월하게 그려낸 호프 자런의 신작. 자신의 삶과 과학적 사실을 지구환경 문제와 연결지어 풀어나가는 이 책에서, 지구라는 행성이 처한 위기와 인간의 생활방식 사이의 연결고리를 흥미롭게 파헤친다.
간단히 말해, 이산화탄소 분자는 열을 빼앗아 흡수하는 독특한 구조를 하고 있다. 생육장 안의 공기에 이산화탄소를 조금만 더하고 햇살이 비치도록 하면 이산화탄소를 여분으로 더 주입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온도가 훨씬 더 많이 올라간다. … 과학자들은 지난 시간 100년이 넘도록 정치가들에게 이런 정보를 알려, 문제를 대비하게 하려고 노력해왔다. 스웨덴의 화학자 스반테 아레니우스Svante Arrhenius는 1896년에 이미 화석연료를 태우는 일이 지구온난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대기를 채우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3분의 1 정도나 늘어났다. 그렇다면 당연히 지구가 더 뜨거워지지 않겠는가? (181쪽)
때를 아는 지혜를 주소서
내가 사랑한 계절들
미국 홀리네임즈 대학에서 신비주의, 중세 문화, 여성의 눈으로 성서 읽기 등을 가르치는 박정은 영성학 교수의 묵상을 모았다. 〈가톨릭 뉴스 지금여기〉에 2년 동안 연재한 묵상으로, 특별히 계절과 절기에 맞추어 “조그만 대상”을 응시한다.
시월을 보내며, 특히 때를 아는 지혜와 함께 우리 손이 하는 일에 힘을 달라는 그 기도가 떠오른 이유는, 아마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어수선하고 불확실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사는 이곳도 이상 기후 때문에 어제는 30도를 웃도는 날씨를 기록했다. … 비정상적으로 더운 이 날씨 속에서도 잎이 물들어 가는 나무들을 보니 마음이 울컥한다. 이 더위에도 때를 아는 지혜를 가진 나무를 만난 것 같아서. 또한 3년 전 산불로 다 타 버린 칼리스토가의 나무들은 그래도 여전히 생명을 피워 내고 있음에 또 한 번 말을 잃는다. (155-157쪽)
WCC의 눈으로 보다
한국장로교회 분열사와 일치 추구
세계교회협의회(WCC)의 대표적 산하 기구 ‘신앙과 직제’(Faith & Order)의 활동과 결실에 비추어 한국장로교회의 분열과 일치 추구의 역사를 다룬다. ‘신앙과 직제’는 신학적-이론적 이슈를 함께 토론하며 교회들의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도록 돕는 WCC의 대표 기구다. 이 책은 그동안 ‘신앙과 직제’가 심화해 온 교회론을 통해 오늘의 한국교회를 진단한다.
한국교회는 WCC의 ‘창조질서의 보존’ 운동과 ‘생명 돌봄’의 영성을 본받아 지구촌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의 필요성과 범 교단적 환경운동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협력과 일치 추구를 향해 나아감에 있어서 하나 된 한국교회는 그 사회적 책임으로부터 생태적 책임으로 더 나아가야 한다. 기독교의 복음은 죄로 인해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들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영생으로 인도하는 기쁜 소식이기도 하지만, 죽어가는 창조세계를 살리는 “이 땅”을 위한 복음이기도 하다. (191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