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4호 커버스토리]
할머니께 보내는 편지
할머니. 어제 홍천에는 눈이 참 많이 내렸어요. 작년 3월 홍천으로 이사하고 소복이 쌓인 눈을 전보다 자주 만나요. 해남에는 눈이 와도 싸락눈이 내리잖아요? 바람에 흩어지고 땅에 쓸려가고요. 또 해남의 겨울은 바다가 가까워서 매서운 바람이 부느라 대문이 덜컹거릴 정도로 나무 사이로 다니는 바람 소리가 거세지요. 그런데 이곳 강원도 숲속 겨울은 깊고 어둡고 참말로 고요해요. 고요한 겨울 깰세라 마을 강아지들이 낯선 냄새와 소리 살피며 짖는 소리가 밖에서 들려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