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호 반디마을 한몸살이 08]

   
▲ 사진: 정동철 제공

우리는 대안을 만들려고 공동체를 시작하지 않았다. 어떤 성과를 통해 유명세를 탈 생각 같은 건 꿈에도 없다. 지금의 집필도 부담스럽고 민망할 따름이다. 다만 우리의 기록은 나실인의 공개적인 서원과 같은 것이다. 누구든지 거룩한 자로 구별되어 나실인이 되려고 한다면 그는 머리를 깍지 않고 당시 대중 음료였던 포도주와 포도의 소산조차 거부하고 부모의 장례식에서도 시체를 피하는 등 특이한 행동으로 드러나야 했다.(민 6:1-12) 이는 내면의 결심을 가시화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는 물론 공동체가 이를 지켜주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우리는 성경의 원안을 따르고 싶은 이들이며 같은 맥락에서 여러 실험을 거듭했던 위대한 선배들로부터 배우고 싶은 이들이다. 시작 단계에서 우리의 생각은 공개되었고, 여러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받았다. 이런 관심은 나실인의 덥수룩한 머리카락처럼 우리를 부담스럽게하지만 연약한 사람들의 결심을 강하게 만드는 하나님의 모략이기도 하기에 그렇게 하기로 했다. 이런 나의 의도와는 달리 독자들이 우리 삶에서 대안적 문화를 발견하게 되었다면 그건 오래된 신선함일 것이다. 마치 명곡이 각 세대의 색채로 각색되어 새 노래처럼 들리듯 말이다. 그 오래된 신선함이 우리 삶의 전반에 새로운 대안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떠나서 생긴 문제를 돌아와서 해결하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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