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9호 에디터가 고른 책]

   
▲ 독일 통일, 자유와 화합의 기적베른트 외팅하우스 외 80여 명 지음 김성원 옮김국민북스 펴냄 / 20,000원
   
▲ 통일을 위한 기독교 신학허호익 지음동연 펴냄 / 20,000원

《독일 통일, 자유와 화합의 기적》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까지 38일간(1989.10.3.~11.9) 무슨 일이 있었는지 80여 명의 증언을 담았다. 주로 기독교 신앙을 가진 이들의 고백이 담겨 있어 관심을 갖고 읽었다. 특별히 몇 번 흘려듣기만 했던 (독일 통일운동을 점화한) 라이프치히 성 니콜라이교회의 월요기도회를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된 것이 큰 수확이었다. 그동안 국내에는 동독 교회 이야기가 잘 전해지지 않았는데, 이 책에는 동독의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평화 혁명의 진원지였음이 여실히 드러난다. 자유, 평화, 민주 등 다양한 의견들이 논의되고 확산되도록 해주는 너른 마당을 교회가 제공한 것이다.

“10월 19일 저녁, 유리 뉴포럼 회원들은 모든 사람들을 성 요한교회로 초청했다. … 다른 교회들 역시 개방됐다. 뉴포럼 연사들은 언제나 체포될 수 있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각자 홀로 교회를 옮겨 다니며 결의문을 반복해서 읽어주었다. … 용기 있는 사람들은 거리로 나갔다. 이들로 인해 치타우 사람들이 점차 두려움을 잊게 됐다. … 두려움이 없어지면 독재는 존재할 수 없게 된다.”(하인즈 에거트 목사)

요하힘 가우크 전 독일 대통령 등 유명인들의 증언부터 전국 각지 무명인들의 목소리가 실려 있어 독일 통일 과정의 힘찬 에너지가 잘 전해진다. 자연스레 분단국인 한반도 상황이 떠올랐다. 같은 시기 출간된 《통일을 위한 기독교 신학》(개정증보판)을 펼쳤다. 책은 70년 분단 역사 속 기독교의 모습을 살피고, 통일신학의 과제를 제시한다. 저자는 남과 북의 이질성을 극복하기 위해 “김구와 조소앙이 주도하여 좌우합작의 이념적 통합을 실질적적으로 보여주는 삼균주의(三均主義)에 입각”할 것을 주장한다. 정치·경제·교육의 균등을 추구하는 이 사상은 “이집트에서 탈출한 초기 이스라엘 계약 공동체가 새로운 대안 국가를 세우기 위해서 세운 종교, 정치, 경제제도와 놀랄 정도로 일맥상통”한다. 

 

이범진 기자 poemgene@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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