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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교육감 평화통일교육 선언!
[346호 평화를 걷다]
[346호] 2019년 08월 23일 (금) 14:03:03 정지석 goscon@goscon.co.kr

전국 교육감들의 한반도 평화교육선언
지난 7월 11일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총회로 모인 자리에서 평화통일교육을 학교에서 적극 실천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한반도 평화통일 운동사에 한 획을 긋는 선언이라고 나는 믿는다. 한반도 평화가 잘 이뤄지려면 무엇보다 학교 평화교육이 관건이라고 믿는 나에게 교육감들의 이 담대하고 뜻 깊은 선언은 남북미 정치 협상의 부침 속에 답답하던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희망의 메시지였다. 이제부터는 학교가 한반도 평화운동의 주춧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선언은 학교가 남북한 공동체를 평화의 나라로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는 다짐을 역사 앞에 밝힌 것이다. 이 일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2019년의 제2의 평화 독립 선언문이 될 것이다. 역사는 그렇게 기록할 것이다.

   
▲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한자리에 모여 평화·통일교육을 실천해나가기로 선언했다. 사진 맨 왼쪽이 필자.(사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홈페이지)

이번 교육감 선언은 기존의 안보교육에 기초한 통일교육을 평화교육의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대한 응답이며, 세계사적 통찰의 산물이다. 안보교육은 휴전 시대에서는 불가피한 것이라 할지라도 지금 한반도 정세는 평화의 방향으로 가고 있고, 세계시민 의식은 평화를 희망한다. 평화로운 나라가 되지 않고서는 경제도 문화도 정치도 세계 흐름과 함께할 수 없다. 그러므로 북을 적으로 규정하고 군사력 안보를 교육하는 안보의식 강화 교육은 구시대적 퇴행 교육인 것이다. 인터넷과 첨단 교통수단으로 연결된 세계는 평화시대를 요청하고 있다. 분단된 우리나라는 통일해야 한다는 의식을 잊어서는 안 되기에 통일교육을 필요로 하지만, 이제는 시대정신에 걸맞게 평화교육으로서의 통일교육, 즉 평화통일교육의 방향으로 전환하여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 학교에서 뜻있는 선생님들이 이런 저런 모양으로 평화통일교육을 해 왔고, 민선교육감들 중에서도 이를 적극 뒷받침 해온 이들도 있었지만, 전국 교육감들이 한 목소리로 ‘평화통일교육 실천선언’을 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완상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위원장은 ‘남북평화와 통일을 위한 정치적 노력 이상의 중요한 학교 교육 운동이 일어나게 된 것을 환영하고 축하한다’며 기뻐했다. 나는 총 897자로 이뤄진 전국 교육감 평화통일교육 실천선언문이 한반도 평화통일 운동사에서 주요한 역사적 문건이 되리라 믿는다. 주요 언론들이 보도하지 않아 대다수 시민이 알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학생과 교사만이 아니라 모든 시민들이 알고 있어야 할 내용이라 믿기에 복음과상황 지면을 통해 전문을 소개한다.

전국의 학교에서 평화·통일교육 실천운동을 강화합니다
– 전국 시·도교육감 평화·통일교육 실천운동 선언문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평화의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30일, 남북미 정상 간의 판문점 만남은 한반도 평화통일의 기대를 한층 더 높였습니다. 이제 한반도의 평화 프로세스는 정치권의 노력과 함께 학교의 평화·통일교육으로 완성될 것이라는 책임감과 믿음이 커졌습니다.

우리나라는 평화와 통일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또 계속 나아가야 합니다. 이 일은 세대를 거쳐 가면서 실현되어야 할 민족공동체의 과제이며 대한민국 교육의 과제입니다. 이제 우리 교육감들은 평화·통일교육 실천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시대를 맞이하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겠다는 각오로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하나, DMZ현장체험 중심의 평화·통일교육을 실시하겠습니다
분단의 현장이 교실입니다. 학교에서 실천하고 있는 평화·통일교육의 내용을 발전시키기 위해 「국경선평화학교」와 같은 접경지역에 있는 체험 중심 평화교육장을 활용한 교육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강원, 경기, 인천 교육청 등 접경지역 교육청이 앞장서서 전국의 학생들이 분단 접경 현장에서 역사를 느끼고 평화통일 감수성을 기르도록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나, 평화·통일 교육과정을 내실 있게 운영하겠습니다
평화통일시대를 대비하는 교육과정운영 지원과 교원의 전문성 함양 연수를 확대하겠습니다. 평화통일교육 공감대 확산과 교수‐학습 자료를 적극 개발·활용하여 학교에서의 평화·통일교육과정이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하나, 남북 상호이해교육을 실천하겠습니다
2018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실시한 「청소년의 통일의식 및 북한에 대한 이미지 조사」에 의하면, 청소년은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으며 그 원인은 북한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남북 상호이해교육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남북 상호이해교육을 통해 우리 아이들을 평화 시민, 세계시민으로 성장시키겠습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한반도 평화통일의 교육적 기반을 조성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남북한 평화 공존, 공동 번영을 추구하는 평화·통일교육을 학교교육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실천할 것을 선언합니다.

2019년 7월 11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분단 현장에서 만지고, 보고, 체험하는 평화통일교육
‘DMZ현장체험 중심의 평화·통일교육을 실시하겠다’는 실천 선언문의 내용처럼,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경기도 중학생 30여 만 명이 참여하는 DMZ 현장 체험 1박 2일 교육 프로그램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교실에서 하는 평화통일교육은 DMZ 분단 현장의 체험 교육과 연결될 때 교육 효과가 크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DMZ 분단 현장은 평화통일교육의 교실이다. 지난 8년 동안 국경선평화학교는 DMZ 현장을 텍스트 삼아 평화통일교육을 실천했다. 그러므로 DMZ 분단 현장이 평화통일 체험교육의 장으로서 얼마나 좋은지 잘 알고 있다.

작년 4.27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부터는 분단과 갈등이 통일과 평화로 전환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고, DMZ 현장에 오면 평화의 실체를 보고 느낄 수 있다. 평화와 통일처럼 추상화되기 쉬운 교육은 DMZ 현장 체험교육에서 느끼고 만지고 볼 수 있다. 이번 교육감 평화통일교육 실천 선언은 전국교육감협의회와 국경선평화학교 공동주관으로 이루어졌다.   

시민의 평화정신적 기반이 없이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일과 같다. 정치적 평화협상이 흐름을 돌려놓을 수는 있다. 그러나 정치적 평화협상은 시민 평화정신의 토대가 든든해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최전방 마을에서 살고 있는 나는, 요즘 다시 전쟁운동으로 되돌아가려는 움직임을 피부로 느낀다. 지난 해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이후 뜸했던 탱크가 다시 거리를 질주한다. 한미군사훈련도 다시 시작한다. 북쪽도 미사일 발사를 재개했다. 평화의 길을 계속 발전시켜 나갈지, 전쟁과 대립의 과거로 되돌아갈지 다시 갈림길에 들어간 형국이다.

정치 군사적 협상은 늘 깨지기 쉽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다. 평화교육 속에서 성장한 시민의식이 든든한 사회 정신을 형성해야 했다. 그래야만 정치 지도자들의 평화협상이 성공할 수 있다. 교육감들의 학교 평화통일교육 공동 실천 선언은 그래서 의미가 깊다.

1천인 평화교사 운동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평화통일교육을 받으며 성인이 되어야 안정적 기반 위에 평화통일운동은 발전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이런 정신적 사회적 기반을 구축하는 학교 교육이 미약했다. 남북관계는 지나칠 정도로 정치적 이념 경쟁의 관점에서 다뤄졌다. 그 결과 남북 평화통일에 대해 시민들의 관심은 멀어졌고, 평화통일은 기피 대상이 되어버렸다. 지금 촛불 시민들이 세운 정부가 의욕적으로 평화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국제정치적 난관에 부닥쳐 있다.

정부 차원에서 길이 막힐 때에는 시민들이 나서야 함에도, 남북 평화통일 문제에서만큼은 시민들의 의견이 갈라지고 참여도도 낮다. 왜 그런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평화교육의 부재’가 주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드높이는 평화통일교육은 학교교육에서 필수 과정이 되어야 했다. 자유롭게 토론하고 배우며 가르치는 평화교육 활동이 있어야 했는데, 이것이 없었다. 교육은 평화의 정신적 밑바탕을 탄탄하게 건설하는 일이다. 한반도 평화의 정신적 기반을 형성하는 일은 긴 시간이 걸리지만, 이 길이 평화의 지름길이다. 

국경선평화학교는 1천인 평화교사 운동을 시작했다. 평화교사는 학교교사들 가운데서 평화교육을 교육의 소명으로 결심한 교사들에게 붙여주는 이름이 될 것이다. 학교의 평화교사들은 학교에서 평화교육 활동을 실천할 것이다. 국경선평화학교를 방문하는 학교교사들, 교장 및 교육청 장학사들에게 나는 평화교사 운동을 알리고 있다. 학교 평화교육을 사회·도덕·역사 교과에 한정하지 말자고 강조한다. 수학, 영어, 국어, 과학, 체육, 음악, 미술 진로지도 등 전과목 교사들이 모두 평화교사로 참여하자고 말한다.

평화교사는 먼저 평화교육자로서 살겠다는 자발적 의지를 갖는 교사, 평화의 메시지를 교육활동에서 실천하는 교사, 그리고 연중 1회 이상 DMZ 분단현장으로 학생들과 함께 오는 교사에게 붙여지는 이름이 될 것이다. 이에 국경선평화학교에서도 평화교사 양성 교육을 하려고 한다. 이 평화교사들은 학교 교사들과는 다른, 말하자면 시민 평화교사들이다. 이들은 분단현장에서 체험교육을 인도할 DMZ 현장평화교육가이다. 국경선평화학교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DMZ 시민평화교사 양성 과정을 시작할 것이다. DMZ 분단현장에서 평화교육가로서 갖춰야 할 평화인문학적 지식과 소통 능력을 비롯하여 현장 경험, 안전 감수성, 마음의 평화를 주요 내용으로 교육 프로그램이 실행된다. 이들은 DMZ 평화순례운동을 일으키는 촉진자 역할도 하게 될 것이다.

평화는 상상력이다. 시간의 한계를 넘어 앞서 보는 능력이다. 평화통일교육은 앞을 내다보고 실천하는 일이다. 평화통일교육은 학교 밖에서 학교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그래야 학교는 나라 공동체의 학교가 될 수 있다. 이번 전국 교육감들의 평화교육 실천 선언은 학교의 본질을 회복하려는 노력이자, 교육자의 존재 의미를 밝히고 우리나라를 평화롭게 만드는 일이다. 교육의 든든한 바탕 위에서 남북한 평화통일운동은 꾸준히 나아갈 것이다.
 

 

정지석
휴전 상태인 한반도를 비롯, 전 세계 분쟁지역을 섬길 ‘평화 일꾼’(peacemaker)을 키워내는 국경선평화학교 설립 자이자 대표. 한신대 신대원에서 신학(M.Div.)을 공부했고, 아일랜드 평화에큐메니칼대학원에서 에큐메니칼 평 화학 석사(M.Phil in Trinity College), 영국 버밍험 우드브룩 퀘이커대학원에서 평화학 박사(Ph.D in Sunderland Univ.)를 마쳤다. 이후 한신대 신대원과 성공회 대학원에서 평화신학을 강의하고 새길교회 등에서 사역했다. 2010 년 새로운 소명의 삶을 찾고자 미국 퀘이커 영성평화학교 펜들힐(Pendle Hill)로 갔고, 기도 가운데 ‘철원으로 가서 남북한 평화를 일구라’는 소명을 받고 2011년 9월 무작정 철원으로 들어와 2013년 3월 1일 국경선평화학교를 열었 다. 본지 315호(2017년 2월호)에 인터뷰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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