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6호 에디터가 고른 책]
대장간 펴냄 / 9,000원
<정의와 평화 실천> 시리즈물로 나온 두 권 모두 ‘회복적 정의’를 다룬다. 이중 《회복적 교육》은 교육 분야에 이를 적용한 책이다. 학교폭력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고안된 ‘회복적 교육’은 최근 교육 내용에도 도입되었다. 학교 안 피해 사례는 관계 문제뿐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피해를 입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언어, 종교, 가정 소득 수준, 장애, 인종, 젠더, 성적지향이 그 예다.) 이 책은 교육에서 누가 배제 당하고 억압 받는지 살피며 정체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힘을 가진 사람이나 그렇지 못한 사람 모두 ‘사회적 감수성’을 기를 수 있는 생활 교육을 강조한다. 나아가 이를 위해 공동체 내에서 당사자 아이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장치들을 제시한다는 점이 반갑다.
《교도소에서의 회복적 사법》은 ‘회복적 사법’을 통해 공동체와 공동체에 속한 ‘모든’ 이들의 회복을 추구한다. 현 사법 체계에서 교화는 상당 부분 개인에게 달려있기에 격리된 가해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회복하기 어렵고, 피해자 또한 배상과 처벌 과정에서 자신의 이해를 충분히 피력할 수 없기에 공동체 내의 중재와 소통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어서 어떤 피해자든 가해자가 될 수 있고, 가해자도 피해자이거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원론도 제시한다. 이에 관해서는 논란의 여지를 의식한 탓인지, 서두에서 ‘비판적 읽기’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대장간 펴냄 / 8,000원
현 사법 체계의 보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공동체와 가해자의 회복에 ‘앞서’ 다뤄야 할 것은 피해자의 회복이며 합리적인 처벌과 예방책들임을 강조하는 것이 입 아프다. 이런 것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우리 현실에서, 저자가 말한 ‘가해자의 보이지 않는 노력’을 피해자가 ‘굳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두 책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나와 타자의 ‘관계’다. 자기중심에서 벗어나 나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타인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은,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이 인식은 타고나는 것도, 한 줄 경구로 가르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공동체 속에서 구체적 행동을 익히고 부단히 수련해야 할 ‘배움’일 것이다.
김다혜 기자 daaekim@gosco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