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2호 커버스토리]
“이노무 복음주의...”라며 한탄하는 청년의 SNS 글을 본 적이 있다. 제 발이 저려서인지 ‘그렇지 않아도 지겨웠는데 아니나 다를까’로 읽혔다. 부끄럽고 당황스러웠다. 미국 복음주의를 연구하는 신학자 도널드 데이튼(Donald W. Dayton)은 이제 복음주의의 의미가 오염되어 폐기하는 게 낫다고 지적한 바 있다. 최근에는 진보적 복음주의 학자이자 운동가인 로널드 사이더가 운영하는 ‘복음주의자 사회행동’(Evangelicals for Social action, ESA)도 올해 그 명칭을 ‘기독교인 사회행동’(Christians for Social Action, CSA)으로 개명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너무 뜻밖이라 사이트 연혁을 확인해 보았다. ‘더 확장되는 청중에 응답하기 위해 고쳤다’는 한 줄도 안 되는 해설만 있다.1 협소해지고 왜곡된 복음주의 이미지를 감당하기 어려웠을까, 이름부터 바꾸는 게 변화의 시작일까, 그럼 우리 연구소 이름은 어떻게 해야 하나… 뒤늦은 고민이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