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호 최은의 시네마 플러스] 〈블레이드 러너〉 〈블레이드 러너 2049〉, 그리고 〈트랜센던스〉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1982)는 디스토피아를 다룬 SF의 고전으로 꽤 오랫동안 회자되었습니다. 20세기 ‘저주받은 걸작’의 목록에 자주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요. 〈블레이드 러너〉는 당시 SF장르에 기대하던 바와 달리 화려한 스펙터클을 전시하지도, 기술을 제압하는 인간의 편에 확고히 서지도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35년, 〈컨텍트〉(2017)의 감독이 〈블레이드 러너 2049〉(2017)를 들고 나타났어요. 드니 빌뇌브의 영화는 〈블레이드 러너〉 이후 30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두 편의 〈블레이드 러너〉가 모두 인간의 몸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품(?)으로 꼽은 것이 눈이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인간의 감정을 느끼고 욕망을 지닌 복제인간, 그들은 만들어진 그 눈으로 무엇을 보았을까요. 더 이상 ‘눈’을 필요로 하지도 않게 된 〈트랜센던스〉(2014)의 ‘기계-인간’은 또 무엇을 향해 내닫고 있었을까요. 가장 ‘인간적인’ 욕망이 만들어낸 가장 비인간적인 존재들에 대한 공포 앞에서 뜬금없이 자코메티의 조각 〈걷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우리는 오늘도 어디를 향해 걷고 있는 걸까요.

구독안내

이 기사는 유료회원만 볼 수 있습니다.

후원구독, 온라인구독 회원은 로그인을 해주시고 인증 절차를 거치면 유료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후원구독(월 1만 원 이상), 온라인구독(1년 5만 원) 회원이 아니시면 이번 기회에 〈복음과상황〉을 후원, 구독 해보세요.

저작권자 © 복음과상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