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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불법점거 상태
[346호 시사 잰걸음] 통합 총회 재판국의 판결, 세습 불가
[346호] 2019년 08월 27일 (화) 16:55:44 박제민 goscon@goscon.co.kr
   
▲ 2019년 8월 5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총회 재판국에서 재판국원들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복음과상황 정민호

통합 총회 재판국의 판결, 세습 불가·청빙 무효
명성교회가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청빙한 것이 불법이어서 무효가 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총회 재판국은 2019년 8월 5일에 재심 판결을 통해 ‘세습이 적법하다’고 한 원심을 취소하고 “김하나 목사의 명성교회 위임목사 청빙 허락 결의는 헌법 정치 제28조 제6항 제1호(세습금지법)에 위배되는 중대하고 분명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판결했다. 쉬이 예상하지 못했지만, 법대로 결정된 기분 좋은 판결이었다.

재판하던 날에 명성교회를 대표한다고 자처하는 김 아무개 장로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총회 재판국 판결에 따르겠다고 했다. 명성교회의 공식 입장은 “엎드려 기도하면서 아버지 뜻을 구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제는 판결에 승복하고 하나님 나라 확장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참으로 기특한 말이 아닐 수 없다.

가만 보면 명성교회 세습파는 엎드리는 것을 참 좋아한다. 불법 세습 직후인 2018년 1월 1일에 ‘명성교회는 엎드려 기도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광고를 내고 희망의 새해가 밝았다고 했다. 글 밑에 ‘원로목사 김삼환, 담임목사 김하나’라고 꿋꿋이 적어놓았는데, 그 억지스러움 속에 초조함이 느껴졌다.
앞선 총회 재판국이 명성교회 세습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한 이후인 2018년 8월 20일에 그들은 또 ‘명성교회는 엎드려 기도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광고를 냈다. 앞으로 김하나 목사를 중심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하나 목사가 위임목사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승리감이 묻어나왔다.

이번에도 재심을 앞두고 엎드려 기도하면서 ‘아버지’의 뜻을 구했는데 그 결과가 세습 불가, 청빙 무효였다. 그러자 또 엎드려 버렸다. 2019년 8월 7일에 “명성교회는 엎드려 기도합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총회 재판국의 판결에 불복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틀린 말들이다.

합법적·민주적 절차? 불법이자 ‘떼법’!

“우리는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서 결정한 청빙 절차는 교단의 규정이나 장로교의 정신에도 하자가 없으며…”

명성교회 세습파는 당회 결의, 공동의회 통과 등의 과정을 두고 합법적이고 민주적이라고 주장하는데, 실은 총회 헌법을 어긴 불법이다. 치명적이다. 총회 헌법은 ‘해당 교회에서 사임(사직) 또는 은퇴하는 위임(담임)목사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를 위임목사 또는 담임목사를 청빙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총회 헌법 정치 제28조 제6항 제1호, 일명 ‘세습금지법’)
이 법을 명성교회에 적용하면 김삼환 목사의 아내, 딸과 아들, 며느리와 사위는 명성교회의 위임목사 또는 담임목사가 될 수 없다. 그런데도 명성교회 세습파는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 자리에 앉혔다. 대다수가 동의했으니 문제없다며 상관 말라는 식인데 이거야말로 명성교회가 흔히 말하는 ‘떼법’일 뿐이다.

헌법위·규칙부 발표? 총회에서 모두 부결!

“… 헌법위나 규칙부 등에서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총회 헌법시행규정에 따르면, 헌법위원회는 총회가 폐회 중일 때에 한해 헌법해석 권한이 있으며 헌법 해석은 지체 없이 시행되어야 한다.(총회 헌법시행규정 제36조 제6항) 앞서 헌법위원회는 여러 차례 세습금지법이 교인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세습금지법이 ‘은퇴하는’ 목회자의 경우에 해당하므로 김삼환 목사와 같이 ‘은퇴한’ 목회자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똘똘한’ 논리까지 만들어냈다. 명성교회 세습파는 이를 근거로 세습금지법이 없어졌다는 주장을 폈다. 김삼환 목사의 말을 살펴보자.

“헌법위에서 이건 속히 고쳐야 하고, 이 법을 폐기해야 한다는 결의를 몇 번 했다. 헌법위가 결의하면 모든 도의, 모든 행정, 모든 해석은 그 이상 못하는 거다. 바로 즉각 효과가 있는 건데, 총회까지 넘겨서 다 통과됐다. 우리 교회는 개정된 헌법위 판결에 따라 청빙 절차를 밟은 거다.” (김삼환 목사, 2017년 10월 29일 일요일, 명성교회 저녁예배 중 발언)

하지만 이건 몰랐나? 헌법시행규정 제3조 2항을 보면 “적용순서는 총회헌법, 헌법시행규정, 총회규칙, 총회결의, 노회규칙(정관, 헌장, 규정 등 명칭을 불문한다)과 산하기관의 정관, 당회규칙(정관, 규정 등 명칭을 불문한다) 등의 순이며 상위 법규에 위배되면 무효이므로 개정하여야 하며 동급 법규 중에서는 신법 우선의 원칙을 적용한다”라고 적혀 있다.

헌법위원회가 제아무리 해석을 내려도, 그것이 총회 헌법에 위배되면 무효다. 헌법 개정은 오로지 총회에서만 가능한데 세습금지법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지난 교단 총회에서 부결됐다. 규칙부 해석도 마찬가지로 부결됐다. “총회까지 넘겨서 다 통과됐다”는 김삼환 목사의 말은 (총회장까지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착각을 했거나, 과감하게 말하려다보니 ‘실수로’ 거짓을 말한 것이 아닌가 싶다.
 

   
▲ 2019년 8월 5일 재심 판결을 앞두고 교계 안팎에서 총회 재판국의 바른 판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복음과상황 정민호

위임 번복 불가? 불법이면 무효!

“우리 모두가 아시다시피 목사의 위임식은 법리적으로나 신학적으로 번복이 불가한 일입니다.”

‘우리 모두가 아시다시피’ 목사의 위임식 이후 그 결과가 바뀌는 경우는 왕왕 있다. 법리적으로 잘못됐다면 번복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재심 판결은 법리적으로 진행됐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교단총회에서는 세습을 인정한 원심 판결을 인정하지 않고 재판국원 전원을 교체했다. 교단총회가 헌법에 따라 최고 치리회니까 가능한 일이다.(총회 헌법 정치 제83조) 명성교회 세습파로서는 속상하겠지만 재판국원 교체 역시 종종 있는 일이다.

 새로 구성된 총회 재판국은 2018년 12월 4일에 총회 헌법 123조 6항, 7항, 8항 및 103회 총회 의견을 존중해 재심을 결정했다. 총회 헌법에 따르면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헌법위원회의 해석이 있을 때(6항),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판단을 누락한 때(7항), △재판국이 중대하고도 명백한 법규적용의 착오를 범한 때(8항) 재심을 할 수 있다. 재심 결과는 ‘우리 모두가 아시다시피’ 명성교회가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청빙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고 무효라는 것이다. 명성교회 세습파로서는 짜증나겠지만 법대로 진행한 것이다.

 신학적으로 번복이 불가하다는 것은 듣도 보도 못한 말이다. 명성교회 세습파 측에서 추가로 덧붙일 말이 있다면 해주길 기대한다. 없겠지만.

명성교회, 불법점거 상태
총회 재판국의 판결은 즉시로 효력을 갖는다. 김하나 목사는 원래부터 명성교회의 위임목사가 아니었지만, 총회 재판국이 자정을 넘겨 판결을 내린 2019년 8월 6일부터는 더욱 확실히 그러하다. 지금 명성교회에는 위임목사 또는 담임목사가 없다. 김삼환 목사와 그 아들 김하나 목사, 그리고 일부 세습파들이 ‘오직 주님’이 주인이어야 할 명성교회를 불법점거하고 있다.

저저번에는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 저번에는 사랑의교회, 이번에는 명성교회에 대해 썼다. 시끄러운 세상에서 시끄럽기로는 절대 뒤처지지 않는 이들 셋은 오늘날 개신교가 처한 현실을 보여주는 ‘삼합’이다. 한기총은 올해 연말까지 없어져야 하고, 사랑의교회는 그저 그런 대형교회가 되었으며, 명성교회는 불법점거 상태다. 아유, 지겨워.

 

 


박제민
20대 끝자락에 기독시민운동 판에 들어와 어느덧 30대 후반이 되었다. 낮에는 기독 시민단체 실무자, 밤에는 ‘동네교회청년’ 활동가로 살아가는 30대 청년이다. 보수적인 교회와 선교단체에서 자라면서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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