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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인용문에서 한 대목만 더 살펴본다면 퍼트넘의 진리관을 좀 더 엿볼 수 있을 거 같아요. ‘합리적 수용 가능성’이라는 말인데요. 어떤 믿음이 어떤 체계에 정합적이라는 것은 우선 그 믿음이 그 체계 내의 다른 믿음들과 모순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또한 그 믿음이 다른 믿음들과 견고한 논리적 구조를 갖췄다는 뜻이겠지요. 한마디로 어떤 체계 내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느냐 아니냐가 기준인 거지요. (김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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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림
353호 (2020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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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믿음이 약한 자를 위해 양보한다는 것은 내용적으로 모순이지만, 법 밖의 정의를 정확하게 드러낸다.언제나 메시아적 신앙이 율법적 신앙에 순종하는 모순을 통해 법의 모순을 드러내고, 순종의 형태로 법의 정신을 완성하는 수순을 취한다. 이것이 그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이루어진 메시아적 정치이다. (한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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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353호 (2020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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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놓는 부동산 정책은 10억, 20억의 주택 소유자를 어떻게 공정하게 통제할지에 집중합니다. 고가 주택가격을 잡아야만 정부 정책은 성공했다고 평가받습니다. 언론에서는 10억짜리 부동산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다보니, 사람들도 그게 당연하다 생각하고 집을 소유하는 것에만 몰두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10억짜리 주택에 이해관계가 걸린 사람은 몇 퍼센트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절반의 세입자, 그리 비싸지 않은 주택 문제 해결이 정부의 더 우선적인 역할 아닐까요? (이한솔)
이웃 곁으로 이웃 속으로
이한솔
353호 (2020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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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서는 이산화탄소가 이불 같은 역할을 하여 지구온난화를 일으킨다는 내용을 얘기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더 심도 있게 다루겠습니다. 날씨는 기분, 기후는 성격기후변화를 살펴보기에 앞서서, ‘기후’가 무엇인지부터 더 자세히 따져보려 합니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기후는 “일정한 지역에서 여러 해에 걸쳐 나타난 기온, 비, 눈, 바람 따위의 평균 상태”입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날씨와 기후의 개념을 헷갈려 하는데, 쉽게 얘기하면 날씨는 매일매일의 기상 상태를 가리킵니다. 뉴스 마지막 순서에 나오는 일기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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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353호 (2020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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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어떻게 부활을 믿을 수 있느냐고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죽은 사람이 살아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한데 과학자가 부활을 믿는다면, 이는 지적 성실성을 온전히 지키지 못하는 일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분들도 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과학자라면 부활을 믿어선 안 된다는 태도 자체가 어찌 보면 상당히 종교적인 듯합니다.부활은 기독교 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입니다. 부활을 믿는 신앙은 창조를 믿는 신앙, 그리고 예수의 성육신을 믿는 신앙과 함께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구성합니다. 물론 부활에 관한 다양한 견해가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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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학
353호 (2020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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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인에게 고난이 변장된 축복일 수 있듯이 국가의 재난도 마찬가지다. 다 같이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서로 돕고 마음을 합하다 보면 재난은 오히려 튼튼한 국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반면, 재난 속에서 서로를 헐뜯고 비난하는 것은 사태 해결에 도움은커녕 오히려 스스로를 향한 비난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이번 코로나19와 관련한 언론 보도는 증명해주고 있다. (김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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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
353호 (2020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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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사람들은 대다수 정겹고 따뜻해요. 그럼에도 코로나 사태 초기에는 인종 차별이 다소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빛나는 노력으로 차별이 칭찬으로 바뀌었어요. 스페인 언론과 국민들이 한국에 대한 호평을 계속합니다. 슈퍼에서 만난 현지인이 한국인에게 “너희 나라가 대응을 정말 잘하더라”라며 칭찬했다는 이야기도 직접 전해 듣고는 괜히 으쓱해졌어요. (하나, 스페인 독자)
비하인드 커버스토리
이지행·하나
353호 (2020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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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주 모여 예배드리고 교제하므로 삼위 하나님이 충만히 거하시는 성전으로 지어져 간다. 교회가 매주 모여 성령의 영광과 권능이 가득한 성전됨을 체험하지 못하기에 세상에서 샬롬을 강처럼 흘러가게 하는 이동 성전, 흩어지는 교회의 역할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교회가 모이지 못하는 아픔을 겪으면서 과연 그동안 우리가 모이는 성전으로서 제대로 기능했는지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박영돈)
커버스토리
박영돈
353호 (2020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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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뚫렸다”는 은유는 참으로 아슬아슬해 보인다. 어딘가가 “뚫렸다”면, 거길 지키는 사람이나 시스템이 있고, 바이러스의 숙주가 된 사람은 거길 ‘뚫었으며’, 뚫린 구멍은 점점 커질 위험이 있다. 바이러스에 ‘뚫린’ 지역사회는 그로 인한 피해를 입었으므로 그렇게 ‘뚫고 들어온’ 사람을 경계하고 비난하며 단죄할 수밖에 없다.
커버스토리
김성우
353호 (2020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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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은 우리 안에 있는 이타주의를 드러내 주었다. 두려움을 걷어내고 서로 팔꿈치를 들이대는 인사로 웃으며 만났고, 연대를 이루어냈다. 연대의 목적은 이웃사랑이었다. 돈과 물품을 보내고, 격려 메시지와 응원의 해시태그를 붙이고, 처음 만난 사람들과 어울려 노동을 했다. 재난 속에서 사랑과 우정으로 행동하고, 오직 현재의 삶에 집중하며, 비본질적인 것들은 작아지는 경험을 했다. 솔닛은 이를 ‘유토피아’라고 표현했다. (정금교)
커버스토리
정금교
353호 (2020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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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에 가장 적절한 시간은 바로 현재이며 회개의 우선적 주체는 항상 ‘나’이고 ‘우리’여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럼에도 다른 이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을 자신의 옳음으로 여기는 착각이 만연한, 다른 사람들을 정죄하느라 자기에게 임한 위험은 낌새도 못 채는 기독교인들의 태평함이 안쓰럽습니다.(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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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353호 (2020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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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구원과 사랑의 충만한 복은 반드시 이웃에게로 넘쳐흘러야 한다. 바로 이 과정에서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우리가 하여야 하리라”는 의미를 올곧게 이해하게 된다.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누구의 죄입니까?”라고 묻기보다, 예수님처럼 힘겨운 이들을 만지고 위로하고 치유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 이것이 주님께서 오늘의 본문을 통해서 말씀하시는 것이다. (박창운)
커버스토리
박창운
353호 (2020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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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모음
복음과상황
353호 (2020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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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교회에서 꼭 듣고 싶었지만, 들을 수 없었던 이야기들. '그 어느 곳보다 교회에서' 가장 크게 말해져야 하지만, 가장 소외당하는 담론들. 복음과상황은 그런 이야기를 전한다. (독자의 소리)
연재모음
복음과상황
352호 (2020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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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신학자이자 설교자인 박영선 목사의 신간이 나왔다. 제자도와 제자훈련을 실천적·주해적으로 바라본다. 성경 구절을 통해 일곱 가지 주제로 제자 된 삶이 무엇인지 통찰한다. 목회자나 선교단체 간사, 교회 교사들, 성화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맞춤한 책. (편집부)
잠깐 독서
복음과상황
352호 (2020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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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는 ‘침묵, 알아차림, 그리고 관상’이다. 영성훈련가인 저자가 《침묵수업》에 이어 쓴 두 번째 책으로, 관상기도에 이르는 길을 안내한다. 깊은 기도가 가능해질 때 겪는 시련을 자세하게 다룬다는 점에서 오히려 신뢰가 가는 책이다. 아울러 그리스도교 영성의 오랜 전통을 확인할 수 있다. (편집부)
새 책 나들이
복음과상황
352호 (2020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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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에 관한 측면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예수에 관한 책이 넘치도록 많지만(온라인 서점에 검색어로 ‘예수’를 넣으니 7,373개의 결과물이 나온다.) 대부분 주석서, 설교집, 혹은 교리서다. 이 책은 그와 결이 조금 다른데, 저자가 서문에 밝힌 것처럼 ‘사람들이 (예수를) 어떠한 의미로 받아들였나’ 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춘다. 시대별로 예수의 ‘상’을 어떻게 그렸느냐에 따라 얼마나 큰 변화가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책에서 언급되는 저명한 인물들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가쁠 지경이다. 이런 화수분 같은 책이 절판되어 묻힐 뻔 했다니! (박용희)
독서일기
박용희
352호 (2020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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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드라마 덕후다. ‘큐티 하듯’ 매일 성실하게 드라마를 본다. 드라마는 내게 인간과 사회를 관찰하고 통찰하게 하는 좋은 참고서다. 사실, 인간 역사 자체가 ‘드라마’ 아니던가. 아주 먼 옛날에도 사람들은 남의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했고, 우리가 ‘고전’으로 여기는 작품들도 그 시대의 보편적인 막장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드라마는 나의 일상뿐 아니라, 누군가의 인생이나 동시대 사회 속에 함께 존재한다. 대중문화가 변하고 있다 드라마뿐 아니라, 광고나 텔레비전 콘텐츠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대중문화는 동시대를 재현하며 사회와 영향을
편애하는 리뷰
오수경
352호 (2020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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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가 인격적이고 인간적일 때, 사람을 중심에 놓을 때, 그것이 비로소 진리인 거지. 아빠는 도스토예프스키를 따를 생각이야. 왜냐하면 예수에게만이 인간의 얼굴이 있는 진리가 있으니까. 예수 없는 진리는 곧 사람 없는 진리니까. 사람이 없으니 계산과 산수만 난무하고, 결국 사람을 숫자로 일괄 치환하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으로 가득한 세상이 되고 말거야. 이름 없이 그저 숫자로 기록되는 세계는 기독교와는 거리가 먼 세계야. 기독교는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는 세상을 바라고 또 바라기 때문이지. (김기현)
연재모음
김기현
352호 (2020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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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은 이집트에 살았던 노예의 탈출 사건일 뿐 아니라 새로운 법이 광야에 설립된 계기가 된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히브리 민족에겐 구원이었지만 이집트에겐 피 흘리는 장자들의 죽음이었다. 이 거대한 폭력이 기존의 질서를 파괴하고 새로운 법을 탄생시켰다. 그 안에서 의인과 죄인이 재편되고 깨끗함과 더러움의 의미가 새롭게 창조된다. 그러나 폭력은 거룩함이 회복된 다음에도 사라지지 않고 법 안에 남아 끊임없는 폭력을 양산한다. 결국 율법이 정의를 불러오지 않을 때, 그 이면엔 폭력만이 넘실대는 폭풍의 바다가 도사리게 된다. 복음서의 예수가 비판한 것이 바로 이것이고 바울이 극복하려 한 것이 이것 아니었을까? (한수현)
연재모음
한수현
352호 (2020년 03월호)